“4500만원 區를 위해 써달라”
80대 기초생활보장수급자 할머니가 평생 힘들게 모은 돈을 구청에 기부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 종로구는 교남동에 거주하는 K(82) 할머니가 구청에 4500만 원을 기부했다고 6일 밝혔다.
할머니는 남편이 사망하고 자녀 없이 오랜 세월을 홀로 살아왔다. 파출부, 청소부 일로 생계를 이어오다 2004년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선정됐다.
이후 2015년 종로구에서 마련한 ‘마음 꽃이 피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구와 인연을 맺게 됐다. ‘마음 꽃이 피었다’는 저소득층 홀몸 여성 어르신들 마음에 활짝 꽃봉오리를 피우겠다는 취지로 구가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남성 노인과 달리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고 이웃과의 교류도 줄어 우울감이 높은 여성 어르신들의 사회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 운영해 왔다.
할머니는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이나 나처럼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성금 기탁도 생각해봤지만, 그간 종로구에서 홀로 사는 나를 수급자로 선정해 먹고 잠자는 데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도와준 데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종로구청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적은 돈일지라도 나 자신에게는 평생 모은 큰 재산이기에 어려운 시절 나를 가족처럼 대해준 구청을 위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할머니를 만난 자리에서 “1200여 명의 종로구 직원이 마음을 모아 그간 지역사회 내 어려운 이웃들을 살뜰히 살피고 묵묵히 애써온 시간이 보상을 받는 기분이다. 어르신의 아름다운 마음이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July 06, 2020 at 09:4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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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으로 대해 준 종로구청”… 기초수급 할머니 전 재산 기부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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