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피해 호소인이라고 하냐' 묻자
與 "특별한 입장은 없다. 대충 두 용어 통용"
피해자 A씨 일방 주장 이라는 주장 의도인 듯
진중권 "성추행 사실 인정할 의사 없다는 얘기"
영입인재 원종건 의혹때 '피해 호소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출신 A씨에 대해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당 대표로 다시 한 번 통렬한 사과를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피해 호소인 뜻에 따라 사건 경위를 철저하게 밝혀달라"면서도 "당으로서는 고인 부재로 현실적으로 진상 조사가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박 시장의 혐의는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 당의 광역단체장이 사임했다"고만 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틀 전인 지난 13일 MBC라디오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분의 피해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박 시장이 가해자라고 하는 점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피해 호소인을 비난하는 2차 가해를 중단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전날(14일) 성명에서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와 비방, 모욕과 위협이 있었던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전날 류호정⋅장혜영 의원의 박 시장 조문 거부 논란에 사과하면서도 '피해호소인'이라고 썼다.
하지만 그동안 여성계는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피해 호소 주장이 있다면 객관적 증거가 없더라도 피해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봐 왔다. 여권에서도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사실 확인이 없지만 '피해자'라는 표현을 써 왔다.
청와대 강정수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지난 5월 19일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관련 국민청원에 답변에서 "정부는 피해 아동 보호와 심리상담 등의 피해자 지원은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비서에 대한 강제추행으로 사퇴한 지난 4월엔 이인영 전 원내대표와 박주민 최고위원, 남인순 최고위원 등이 모두 '피해자'라고 했다.
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이 '피해 호소인' 용어의 출처를 묻자 "사람에 따라 피해자라고 하는 분도, 피해 호소인이라고 하는 분도 있다"며 "특별한 입장이 있지 않다. 대충 두 용어가 통용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적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입장을 일방적 주장이라고 단정하고 싶은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피해 호소 여성'이 무슨 뜻이냐. 또다시 그 빌어먹을 '무죄 추정의 원칙'인가"라며 "피해자라는 말을 놔두고 피해 호소 여성이라는 생소한 신조어를 만들어 쓰는 것은, 성추행 사실을 인정할 의사가 없다는 얘기"라고 했다.
민주당은 총선 영입인재인 원종건씨가 데이트 폭력 의혹을 물러날 때 '피해 호소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July 15, 2020 at 09:40AM
https://ift.tt/2OszLSq
"도대체 피해 호소인이 무슨 뜻인가요"…與 "대충 그렇게 통용" - 조선비즈
https://ift.tt/2BX0kfH
0 Comments:
Post a Comment